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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단상집#5. 세계여행 이후 첫 속초

by 에디터윤슬 2024.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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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속초 바다가 보고 싶었다. 5월까지 세계여행하면서 그리고 해외출장을 다니면서 실컷 바다를 봤는데도 한국의 바다가 보고 싶었다. 어쩌면 바다가 보고 싶은 게 아니라 '혼자 바다를 보면서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싶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집에서도 생각은 정리할 수 있지만 할 일이 눈에 밟혀 집중이 안 됐다고 하면 핑계일까. 매일 산재된 일을 덜어내기 바빴다. 아무리 덜어내고 줄어들지 않는 일 앞에 내가 어떻게 돈을 벌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며 버거움을 느꼈다. 

이 상황을 잘 정리하지 않으면 번아웃이 올 것 같아서 속초 여행을 추진했고 그렇게 신축 오피스텔 같은 호텔에 왔다. 

나름 합리화를 하자면 깔끔하고 단정한 객실에 들어와서야 글이 잘 써진다. 책을 쓸 때마다 모텔을 잡고 원고를 쓴다는 어느 해외 작가의 사례도 있으니 어느 정도 신빙성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2.

무더위 속에 독립서점과 중앙시장을 돌아다녔다. 십원빵도 구슬 아이스크림도 예전부터 보일 때마다 먹고 싶었던 거라 이번 기회에 사 먹었는데 생...각보다 맛이 그냥 그렇다. 한 번 먹어봤으면 됐다 싶은 정도? 이렇게 두 간식에 대한 미련을 떠나보낸다. 더워서 그런지 수 많은 튀김집은 구미가 당기지 않았다. 결국 먹은 건 십원빵과 구슬 아이스크림과 고민 끝에 줄을 서서 산 옥수수술빵 한 움큼이다. 이것저것 많이 먹겠다는 다짐이 무색하다. 내일 닭강정이나 깜빡하지 말고 포장해 가자(전날 미리 샀다가 숙소 냉장고에 두고 버스 탄 전적이 있다...).

독립서점도 몇 군데 다니면서 책 한 권 사려고 했는데 세 군데를 가도 딱히 사고싶은 책이 없었다. 그 많은 책 중에 사 읽고 싶은 책이 없다니. 아무래도 어제 보안책방에서 봤던 포토에세이가 강력했던 모양이다. 여행하면서 쓴 에세이 그보다 더 일기 같은 책이 있었으면 샀을 텐데 의외로 그런 책을 찾기 힘들다. 아무래도 보안책방에서 본 책을 인터넷 주문해야겠다.

 

3.

남은 시간에는 집에 돌아가면 어떻게 해야할 일과 쉴 틈을 줄지 고민해야겠다. 네이버 블로그 포스팅을 지금처럼 1일 3포로 가져가는 게 맞을지, 줄이면 어떤 할 일을 틈새에 넣을지 시간 관리 전반적인 결정을 하고 갈 계획이다. 돌아가면 또 하루 종일 블로그만 쓰고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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