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기록#12.
Editorial Thinking
최혜진 저
세계여행하는 동안 알게 된 책. '한국가면 읽어야지!' 찜해두었다가 드디어 읽었다.
챗GPT만으로 글은 잘 쓸 수 있는데 그럼에도 왜 에디터라는 직업은 존재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잘 지켜내려면 어떤 기술과 깊은 고민이 필요한지 알려준다.
언제나 내 글의 아쉬움은 '깊이 있는 사고'다. 어느 수심에 도달하면 더 밑으로 내려가지 못한다. 글이 전체적으로 짜임새는 있지만 뭔가 수면 위만 훑고 끝이 나는 것 같다. 생각에 이유를 던져 근원까지 내려가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고 단어력이 부족한 것일 수도 있다. 아니면 어느 책 제목대로 집중력을 도둑맞은 걸 수도 있다.
어릴적부터 글 잘 쓴다는 소리도 많이 듣고 대회에서 상도 많이 탔고 이후에도 글을 쓰는 일까지 하고 있지만, 여전히 내 글은 어떤 습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얕다. 한 단계 올라가는 포인트가 절실했다.
책을 읽고 생각한 건 어떤 걸 언급하는 글을 쓸지 단어들이 마련되면 그걸 나열하고 어떻게 하면 나만의 시각으로 단어들을 연결할지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보자마자 떠오르는 그 주제 말고 다른 시각으로 단어들의 공통점을 찾을 수는 없는지. 기획 단계에 좀더 정성을 다해야 한다. 책에서 '모든 것이 이미 이렇게 많은 세상이라면 그 안에서 어떻게 자기다움이나 새로운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라고 말한 것처럼. 나만의 해석, 나만의 기준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해석과 기준을 독자도 공감할 수 있도록 설득해야한다. 그게 곧 큐레이션이겠지.
글을 술술 써 내려 가는 것도 물론 필요하지만 나는 이제 그보다 더 우위에 있는 단계를 향해 갈 차례다. 고민하고 또 고민하자.
메모1
기억이란 우리가 살아온 모든 순간을 공평하게 축적해놓은 결과가 아니라, 우리가 애써 선별한 순간들을 조합해 만들어낸 서사이다. 설령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사건들을 경험하더라도 우리가 똑같은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않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테트 <숨>-
메모2
난삽하게 흩어진 다량의 잡음 사이에서 유의미한 재료를 수집한다-고품질의 정보나 스킬을 가진전문가 혹은 취재원을 찾아낸다-취재를 통해 모은 정보를 분류한다-정보 사이의 관계를 파악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의도한 메시지가 동시대 시장과 독자의 마음에 견고하게 자리 잡도록 시각화 컨셉을 정한다-컨셉에 맞춰 글과 비주얼을 창작한다-지면 위에 보기 좋게 배치한다
메모3
내 콘텐츠를 남이 소비해야 하는 정확한 이유
메모4
핵심을 알아보고 구조를 조직하는 능력이 결국 타인에 대한 상상력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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