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신주희
- 출판
- 북다
- 출판일
- 2025.02.27
'내가 이런 책을 읽었다고?' 싶을 만한 평소와는 다른 류의 책이었다. 첫 번째로 우울한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문화생활을 한 뒤에는 반드시 기분이 더 좋아져야 한다는 강박이 있다. 아직 울면서 개운함을 느낀 적이 없나보다.
두 번째로 소설을 정말 오랜만에 읽었다. 본래 쓰는 게 산문이라 그런지 읽는 것도 산문을 고집했다. 그러다가 '이번에 소설을 습작할까' 고민하면서 소설책을 일부러라도 읽어보자고 다짐했고 그렇게 이 책을 만났다.
마지막 세 번째는 읽다가 알게 됐다. 아...? 너무 어렵다. 아직 내가 이런 고통을 느끼지 못해서 어려운 걸까. 종교적인 내용이 들어가서 어려운 걸까. 무교에 삶에 대한 애정이 있어서 그런지 사는 것에 대해 미련이 없어 보일 정도로 부정적인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인물이 이단에 가까운 종교 시설 안에서 지내는 게 거리감이 느껴졌다. 멀찍이서 겉만 보고 싶은 느낌.
나 또한 서럽고(눈물이 많다) 힘들고(특히 돈이 없을 때, 억지로 해야할 일이 많을 때) 불안할 때(프리랜서의 숙명)가 많지만, 신이 있다면 아주 벼랑 끝에 내몰지는 않는 게 신이 인간을 만들 때 정한 최소한의 규칙인지 무너지지는 않는다. 다행히 회복탄력성이 좋은 편이다. 번아웃도 부정적인 감정도 자주 찾아오는데 금방 잊고 탱탱볼처럼 밑바닥을 잠깐 찍고 쑥- 올라간다. 그래서 긍정적이라는 소리를 많이 듣는 편이다. 걸을 때 나도 모르게 웃으면서 걷는 편일 정도로 세상은 재미로 가득차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려고 노력하기도 하고. 그래서인지 공감보다는 이런 사람도 있구나-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을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오랜만에 읽은 소설인데 완독은 해야지- 붙잡고 끝까지 읽었다. 그래서 결말에 안도감을 느꼈달까. 결과적으로 해피엔딩이니까. 영화적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이야기 내내 많은 굴곡과 극단적인 사건들이 일어난다. 그렇지만 그 끝에는 웃는다는 거. 친애하는 나의 종말이라는 제목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다.
소설의 묘미는 이런 게 아닐까. 다른 삶도 들여다 보는 것. 그렇게 타인을 이해하는 연습을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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