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코미디 장르에는 시간과 돈을 잘 쓰지 않는다. 그건 마치 약속 전까지는 '약속이 취소됐으면...'하고 바라다가도 막상 만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신나게 노는 것과 같다. 싫은 건 아닌데 자꾸만 실용을 따지게 된다. 영화도 보고나서 현실에 대한 고찰을 한다거나 눈물 글썽이는 위로를 준다거나 도전 의식을 갖게 하는. 아니라면 피 튀기게 썰거나 싸우면서 극강의 시원함을 주는 장르를 선호한다.
박병은 배우에 대한 팬심 하나로 코미디 장르를 봤다. 무려 무대인사인데 어떻게 놓쳐. 이전에 유튜브 채널 <요정재형>과 <채널십오야>에 출연했던 영상들까지 보면서 나름 예습도 하고 예매했다.
약속이 취소되지 않는 것처럼 가끔은 억지로 이런 계기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는 걸 영화를 보고 생각했다. 남는 게 있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치고 너무 집중해서 봤기 때문이다.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영화관 관객들이 다같이 소리내서 웃은 걸 보면 나만 그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스토리를 요약하자면 심플하지만, 그 심플한 스토리에 재미가 촘촘하게 깔려있다. 그리고 그 개그 코드가 지극히 하정우 감독 스타일이다. 입만 열면 개그가 나오는 자판기같은 시나리오와 연출로 작품이 완성됐다.
다만 아쉬운 게 있다면 결말이 갑자기 급발진하는 느낌? 영화도 드라마도 글도 항상 기승전결 중 결이 가장 어려운 것 같다. 최근에 본 드라마도 결말이 '음?' 갑자기 스토리를 댕강- 잘라버리는 느낌이었는데. 나 역시 글에서 결론에 해당하는 문단을 가장 어려워하고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부분이 크게 불편하진 않았다. 하지만 창작자의 입장이겠지. 이제 막 영화 상영이 시작된 거라 다른 관람객들의 평이 궁금하다.
어떤 영화는 반드시 영화관에서 봐야 재미가 극대화된다. <로비>가 그랬다. 영화관을 나오면서 뿌듯했다. 간만에 재미있는 코미디 영화 봤네!
* 무대인사로 배우분들을 모두 봤다. 하정우 배우님은 언제나 포스가 있다. 무대인사 덕분에 세 번째로 실물을 영접했는데 여전히 아우라가... 멋있으시다! 처음 본 박병은 배우님 생각보다 훨씬 힙하고 잘생기셔서 아 저 팬카페 가입할까봐요.... 항상 행복하세요 배우님들ㅠ_ㅠ 행복을 응원합니다 정말(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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