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마을 영화제에 이어 전주에 책의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전주는 도시 속에 서점과 도서관이 많은 특징을 살려 ‘도서관 산책 스탬프 투어’를 만들어 운영하는 등 책의 도시라는 새로운 컨셉을 추진하고 있다. 그렇게 걷는 것과 읽는 것, 머무는 것과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종이의 질감과 활자의 무게가 일상 깊숙이 배어 있는 도시, 전주를 종이향 따라 여행해 보자.

연못 위 도서관, 연화정 도서관
연화정 도서관은 덕진공원 연못 위에 세워진 한옥형 도서관이다. 2022년 6월에 개관한 뒤로 이색 도서관으로 소문나 시민과 여행자들이 공존하는 곳이기도 하다. 연화정 도서관은 덕진공원 정류장을 통해 대중교통으로도 쉽게 갈 수 있다. 도서관은 ㄱ자 형태로 되어 있으며 ‘연화당’과 ‘연화루’ 두 개의 공간으로 나뉘어져 있다. 내부에는 온돌 좌식 공간과 테이블 좌석이 함께 마련되어 있고 노트북 사용이 가능한 자리도 있어 다양한 방식으로 한옥 도서관의 정취를 누릴 수 있다.
도서관 내에서 ‘찍다’ ‘채우다’와 같은 팻말을 곳곳에서 볼 수 있는데 이는 해당 서가의 테마를 안내하는 역할을 갖고 있다. ‘찍다’는 점을 ‘찍다’를 말하는 것으로, 해당 서가에서는 전주를 소개하고 있거나 배경으로 한 책들이 비치되어 있다. 전주라는 도시의 이야기를 하나의 점처럼 찍고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잇다’는 선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지역과 세계를 잇는 한국 전통문화를 다룬 책들이 모여 있음을 표현하고 있다. 그 밖에도 ‘채우다’와 ‘여백’ 등 한국적인 책들이 각각의 의미에 맞게 분류되어 있다.
연화정 도서관은 도서관 산책 스탬프 투어 코스 중 5코스에 해당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 주소: 전북 전주시 덕진구 권삼득로 390-1 운영시간: 화~일 오전 9시 ~ 오후 7시 문의: 063‑714‑3527 |

한옥마을 속 조용한 정취, 한옥마을도서관
전주한옥마을 도서관은 전통 한옥 구조의 정취를 그대로 살려 지어진 공간으로 전주한옥마을 내 좁은 골목 안에 있다. 한옥마을 메인 거리에서 충분히 걸어갈 수 있지만, 또 스쳐 지나가기 좋은 조용한 거리에 있어 조용한 분위기가 잘 형성되고 있는 곳이다. 새소리가 잘 들리는 한옥에 자리 잡고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읽을 수 있다. 한옥마을 도서관은 마당을 중심으로 좌식 열람 공간이 펼쳐져 있으며 실내뿐만 아니라 기와지붕 아래에서도 독서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다. 서가에는 지역 문학과 여행 에세이, 어린이 그림책까지 다양한 장르의 책이 마련되어 있다. 관광객과 지역 주민이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되고 있으며 전통의 미감과 책의 향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고 있다.
고양이를 좋아한다면 한옥마을도서관에 더 깊은 애정을 갖게 된다. 한옥마을도서관에는 길고양이 한 마리가 터줏대감처럼 지내고 있다. 조용히 지켜봐 달라는 안내문이 귀엽다.


| 주소: 전북 전주시 완산구 한지길 68‑3 운영시간: 화~일 오전 9시 ~ 오후 6시 전화: 063‑714‑3531 |

카피라이터 출신 사장님의 마음이 담긴 독립서점, 잘 익은 언어들
‘잘 익은 언어들’은 전북대학교 인근의 조용한 주택가 골목에 있는 서점이다. 카피라이터 출신의 사장님이 운영하는 이곳은 서점의 이름처럼 시간 속에서 자연스럽게 숙성된 언어들을 만날 수 있다. 희망 도서를 신청해서 구매할 수도 있고 사장님의 손글씨로 적혀 있는 메모들을 보며 호기심을 따라 책을 집어들 수도 있다.
서점에서는 소규모 북토크나 작가와의 만남 프로그램도 간간이 진행되고 있어 인스타그램(@well_books)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단순한 책방을 넘어 전주의 독서 문화를 이끄는 거점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 주소: 전북 전주시 덕진구 거북바우로 68‑1 인후동2가 영업시간: 매일 오후 1시 ~ 오후 6시 전화: 0507-1342-6959 |


동화책 속 책방 그대로, 카프카
카프카는 풍남문 인근 골목에 자리한 서점 겸 북카페로 다양한 분야의 책과 여유로운 좌석이 함께 구성되어 있다. 음료와 함께 구입한 책 혹은 비치된 중고 서적을 읽을 수 있는데 그 공간이 오두막 책방을 연상케 한다.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창밖 풍경을 채우는 초록빛 나뭇잎들, 진한 갈색의 우드 소재가 가득한 서점은 동물들도 놀러 올 것 같은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잔잔한 음악이 공간을 채우는 카프카에는 혼자 머무르기에 적절한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어 누구나 부담 없이 책과 함께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인문학, 예술, 여행, 문학 등 여러 장르의 서적이 균형 있게 배치되어 있고 무엇보다 그 양이 방대해서 누구나 사고 싶은 책 한 권은 있기 마련이다.
카프카는 전주한옥마을과 가까워 한옥마을 구경 후 여유롭게 들르기 좋은 서점이다. 전주 여행을 다시 떠올릴 수 있는 기념품을 사고 싶다면 책 한 권을 골라보는 건 어떨까.


| 주소: 전북 전주시 완산구 풍남문4길 32 2층 영업시간: 수~일 오전 11시~오후 8시 전화: 0507-1315-7853 |

책을 좋아하는 누군가의 가정집에 온 기분, 책보책방
카프카 서점 도보 5분 거리에는 또 하나의 서점 ‘책보책방’이 있다.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이 서점이 됐다. 여기에 정감 한 스푼이 더 얹어진 이유! 강아지가 살고 있어 서점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강아지가 짖으면서 반가움을 표현한다. 책을 좋아하는 친구 집에 놀러온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순간이다. 순한 강아지의 팔랑이는 꼬리를 보다가 고개를 들면 평대 위 가득한 책들이 보인다.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유명한 책들부터 TV에서 곧잘 봤던 전문가들의 책, 시리즈 서적과 전집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은 폭넓은 책들을 구입할 수 있다.

| 주소: 전북 전주시 완산구 풍남문4길 26‑5 영업시간: 수~일 오전 11시~오후 7시 전화: 0502-1937-9891 |
문장들이 가득한 도시가 되고 있는 전주. 책이 있는 장소를 따라 걷고 또 보다 보면 전주에서의 추억이 여러 문장들로 남는다. 종이향이 깊이 스며든 전주로 문장 수집 여행을 떠나보자.
* 해당 글은 스위트(SWEET) 매거진 9월호에 기고한 <종이 향을 따라 전주여행> 내용입니다.
종이 향 따라 전주여행 > TRAVEL | SWE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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